먼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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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나부터 말하겠습니다” 보다 “나부터 듣겠습니다”라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먼저 듣는 사람은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말할 기회가 왔을 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말하려고 했던 내용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먼저 듣는 사람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대방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그 사람의 말로 듣고 이해할 수 있으니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수정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편견이 사라지면 내가 상대에게 실수할 가능성도 줄어들게 됩니다.

먼저 듣는 사람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가늠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사람과 대화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로서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고 한다면, 다양한 사람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은 자신에게 참으로 유익한 것입니다.

아마 듣는 것의 장점은 이보다 훨씬 더 많겠지만 제 머리로는 이 정도의 생각이 떠오릅니다.

먼저 듣는 것이 상대방으로부터 기선을 제압당해 대화의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는 먼저 말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먼저 듣는 것이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됩니다. 나아가 대화하는 자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즉 상대방과 기싸움이 아닌 서로가 주고받는 대화,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어서 더불어 사는 것의 풍성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 내가, 이야기를 “먼저 들어줄” 사람이 있습니까?

들으면 풍성해집니다.

[제공 : 차 의과학대학교 학생상담센터 이한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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