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心할 때 보는 심리학> MBTI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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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TI 특집 1편 ; 성격과 MBTI
성격이란 무엇일까?

성격은 외부 사건에 대응하는 개인의 고유한 사유, 감각, 행동 양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접하는 사건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며 체험하는 일관된 심리적 반응 패턴이라는 것이지요. 성격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유하고 있는 내면화된 보편적 특징인 ‘인간 본성’과 남성과 여성, MZ세대, 황인종, 아시아 문화권, 대학생 등 특정 집단에 소속된 구성원들끼리 공유하는 ‘집단공유적 특성’, 그리고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개인의 개별성(성격의 개인차)을 포함한 세 가지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의 성격 특성을 아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인간은 누구나 욕구와 가치를 추구하고 실현하는 존재이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개인적 차원에서 자신의 성격 특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성격적 장점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단점으로 작용하는 기질적인 요소들을 보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자신의 삶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와 가치를 파악하고 실현하는데 기여합니다. 한편, 사회적 차원에서 타인의 성격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타인과의 연대를 통한 안정감과 행복감을 추구하는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본능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은 불확실성에 대해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데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MBTI는 우리가 삶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유사성에 근거해 단순한 방식으로 유형화하고 그에 맞는 대응전략을 제시해주므로 예측할 수 없는 다양성과 복잡성이 주는 불안을 상쇄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MBTI의 16가지의 성격 유형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 사람의 성격 전반을 ‘이해’하고 있다는 인식을 줄 뿐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그들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매력을 끌지요.

융과 심리 유형론

융(Carl G. Jung)은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로 개인의 정신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과 경험적 체험의 장을 분석하는데 집중한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입니다. 인간의 정신을 설명하는 데 있어 최초로 ‘무의식’의 개념을 도입하며 정신분석이론을 창시한 프로이트(Sigmund Freud)를 들어보신 적이 있지요? 융은 프로이트의 깊은 통찰과 분석에 감탄하며 오랜 기간 그의 동료이자 수제자로서 함께 정신분석학 연구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론적 견해 차이로 결별하게 됩니다. 융은 현재의 경험이 유발하는 삶의 변화를 간과하고 생후 5년간의 경험이 인생을 좌지우지한다고 보는 프로이트의 결정론적 관점에 동의할 수 없었고, 융의 관점에서 자기실현을 위해 나아가는 인간의 창조성을 간과하고 인간 발달 과정에서 성과 공격성의 본능적인 욕구(리비도)의 지배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프로이트의 심리성적발달이론에 반대하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이론체계(분석심리학)를 제시하게 되지요. 이렇게 융은 독자적인 심리 이론으로 무의식을 설명하기 위해 콤플렉스, 집단무의식. 그림자, 페르소나, 아니마, 아니무스 등의 개념을 소개하고, 삶의 궁극적 목표인 ‘개성화(외부세계와 접촉하며 살던 ‘자아’가 진정한 ‘자기’로 나아가는 자기실현과정)’를 통해서만이 각 개인이 타인과 구별되는 자기만의 개성을 지닌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융은 성격을 태도와 기능의 역동적인 관계에서 파악했습니다. 세상을 마주하는 한 개인의 태도는 그 사람의 정신적 에너지가 발휘되는 방향으로, 태초부터 외부나 내부 중 한쪽에 집중되며 관심과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정신적 에너지가 외부 세계와 타인에게 향하고, 행동함에 있어 외부의 기준을 따르는 외향성(Extroverts)과 정신적 에너지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향하고 자신만의 주관적 기준에 따라 행동하는 내향성(Introverts)으로 구분되지요.

한편, 융은 인지 기능을 합리적인 판단기능과 비합리적인 인식기능으로 제시하는데요. 판단 기능은 사고(Thinking)와 감정(Feeling) 중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준을 의미합니다. 또한 인식 기능은 인간이 외부로부터 많은 자극을 느끼고 정보로 해석하는 데 있어 사실 그 자체에 집중하는 감각(Sensing)과 사실 이면의 가치(직감 등)를 중시하는 직관(iNtuition) 중 주로 사용하는 수용방식을 의미하지요. 이렇게 융은 세상을 대하는 태도와 심리적 기능이 결합한 8가지의 성격 유형을 제시하고 선호 기능(주기능, 부기능)과 선호도가 낮은 기능(3차 기능, 열등기능) 간의 적절한 조화를 추구합니다.

MBTI의 개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융(Carl Jung)의 심리 유형론을 이론적 토대로 생활양식 지표(판단형 J와 인식형 P)를 추가하여 캐서린 브릭스와 이사벨 마이어스 두 모녀가 개발한 검사입니다. 검사의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증하고 ‘문항-실시-채점-해석’의 전 검사과정을 일반화하는 작업을 표준화 과정이라고 하는데요. 한국판 MBTI 검사는 1987년부터 심혜숙과 김정택에 의해 표준화되어 한국 MBTI 연구소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모든 아이에게는 오른손과 왼손이 있고 두 손을 지속적으로 사용하지만, 그중 하나를 다른 손보다 더 능숙하게 사용하고 그 손을 사용할 때 안정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 캐서린 브릭스의 일기 中 –

MBTI는 ‘모든 인간에게 타고난 성향이 있다’는 믿음 하에 자녀가 (각자 타고난 성격 유형을 파악하여) 고유한 재능에 적합한 분야를 선택적으로 정진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고 선행을 베풀 줄 아는 전문가로 성장하길 바라는 어머니 캐서린의 교육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두 모녀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는 1940년대, 남성과 동등한 교육과 사회진출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가사노동에 전념할 것을 강요당하던 여성들의 자기 탐색과 자기계발에 기여하고자 하였습니다. 캐서린은 자녀를 여읜 두 번의 심연 속에서 자녀의 삶이 지닌 가치를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고, 아이들이 일생에 거쳐 올바른 성품을 함양한 어른으로 살아가려면 자녀의 일상 활동을 세심하게 감독하는 ‘전문적인 양육’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실험실에서 대상의 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일정 조건을 바꾸어 대상을 유지하는 최적의 환경을 확인하는 것처럼 자녀를 심신이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적 필요조건을 확인하는데 이러한 과학적 연구 기법을 접목한 것이지요. 이렇게 집안의 실험실에서 시작된 대대적인 성격 실험은 이사벨의 전 성장 과정이 반영되었으며 장성한 이사벨은 어머니의 동료로서 함께 전 세계의 모든 인간을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MBTI 성격 유형 검사를 탄생시켰습니다.

전공 기자의 포커스

MBTI는 각 개인의 성격 유형에 맞는 전문 분야를 찾고 고유한 재능에 적합한 일을 함으로써 자아실현에 기여하고자 개발된 검사입니다. 한국리서치(2021)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MBTI는 흔히 MZ세대로 불리는 20대, 30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게 되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자기 지식(self-knowledge)을 얻어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진로를 준비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에 대응하고자 하는 청년층의 욕구로 이해합니다. 이와 같은 분석과 더불어 MBTI의 대중화 배경을 고려해볼 때, 필자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갑작스럽게 시작된 언택트 시대에서는 (대면을 통한) 타인과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이러한 관계적 상호작용 속에서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았던 기존의 사회적 적응방식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네 글자의 알파벳 문자만으로 간단 명료하게 한 사람의 성격에 대한 정보를 주는 MBTI가 언택트 시대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사회적 연대의 수단’으로서 사용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MBTI에 과몰입하는 일부의 경향 역시, 자신과 타인을 ‘정확한 지식’에 따라 규정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에 적응할 수 있다’는 안정감으로 불안감을 상쇄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MBTI는 주의초점(외향 E-내향 I), 인식기능(감각 S-직관 N), 판단기능(사고 T-감정 F), 생활양식(판단 J-인식 P)의 4가지 척도에 따라 개인의 성격적 선호 경향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그렇지만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을 단 16개의 유형으로 범주화하는 성격 유형론은 이분법적인 구분에 따라 각 사람이 지닌 개별성을 간과하는 지나친 일반화가 될 수 있으므로 경계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또한 검사 활용에 있어, MBTI가 정식적인 심리학 교육 및 수련과정을 거치지 않은 비전문가에 의해 제작되었다는 점,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점수가 산정되는 한계를 지닌 자기보고식 검사라는 점, 대중들에게 흔히 활용되는 온라인 검사는 표준화 과정을 거치지 않아 검사 신뢰도와 타당도가 매우 낮다는 점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성격과 MBTI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2편은 ‘MBTI가 궁금해요!’ 라는 부제로 사전에 학교 커뮤니티에서 수집한 독자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김지연 교수님과 함께하는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MBTI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독자분들을 위해 본 기사를 작성하며 참고한 도서를 추천해 드립니다:)

추천도서

칼 구스타프 (심리 유형)

메르베 엠레 (성격을 팝니다 : MBTI의 탄생과 이상한 역사)

온라인 정식검사 사이트 : 어세스타 https://www.career4u.net/tester/mbti_intro.asp

[취재 : 학생기자 함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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