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쿡방’이란 이름 아래 인터넷에는 온갖 음식 관련 건강 정보가 떠다닌다. 이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하지만, 문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잘못된 정보를 맹신하다가는 자칫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검증되지 않은 ‘~카더라’ 건강 정보의 진실 혹은 거짓을 차움 가정의학과 함지희 교수가 조목조목 짚어주었다.
Q. 버터, 코코넛 오일이 들어간 ‘방탄커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X 할리우드 배우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방탄커피(Bulletproof Coffee)’ 다이어트가 국내에서도 인기다. 내용인즉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에 버터 1~2큰술, 정제한 코코넛 오일 1~2작은술을 넣어 만든 250ml의 방탄커피를 아침 식사 대신 마시면 포만감과 함께 식욕 억제에도 효과적이라는 것! 물론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섭취하면 단기적으로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몇몇 연구도 있다. 하지만 버터나 코코넛 오일의 주성분은 포화지방산이며, 코코넛 오일의 포화지방산인 중쇄지방산은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수치를 높일 수 있으나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도 증가시킬 수 있다. 또 극단적인 고지방 다이어트는 두통이나 설사, 소화불량을 불러올 수 있으니 안 하는 게 낫다.
Q. 술잔을 돌려 마시면 B형간염에 걸린다?
△ 한국인이 서양인에 비해 유독 간염 환자가 많은 것을 두고 ‘술잔 돌려 마시기 문화’ 탓이라는 가설이 진실인 것처럼 인식된 바 있다. 이러한 가설은 절반만 맞다. 간세포나 간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병인 간염은 A형부터 E형까지 다양하지만, 이 중에서 A형간염은 대변이나 구강을 통해, B형간염과 C형간염은 혈액이나 성 접촉, 소독하지 않은 수술 기구 등을 통해 감염된다. 술잔을 돌려 마시면 A형간염은 감염 위험이 있지만, B형간염과 C형간염은 구강 안에 상처가 없는 경우 옮을 가능성이 낮다. A형간염이 아니더라도 위염, 위궤양, 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거나 충치균, 단순 포진 바이러스 등이 옮을 수 있으니 술잔 돌리기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Q. 땀을 많이 흘렸을 땐 손실된 염분을 공급하기 위해 소금을 먹으면 좋다?
X 격한 운동을 한 뒤 극도의 갈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염분보다 체내 수분 부족을 알리는 경고다. 일상에서 땀으로 배출되는 염분은 하루에 0.1~0.2g(최대 1~2g) 정도다. 한국인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약 9~10g(나트륨 약 3600mg)의 염분을 섭취하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하루 염분 섭취량(나트륨 2000mg)의 2배에 가까운 양이다. 따라서 평소에 정상적으로 식사를 한다면 염분은 충분한 상태일 확률이 높다. 이미 권장량 이상의 염분을 섭취한 상태에서 음식 외에 별도의 소금을 섭취할 경우 오히려 혈압을 높일 위험이 있다.
Q. 외국에선 술 마신 뒤 해장으로 피자를 먹기도 하던데, 실제로 해장에 도움이 되나?
X 피자나 햄버거 속의 토마토, 치즈는 해장에 도움을 주고 당장은 빈속을 달래줄 수 있겠지만,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위의 운동 속도를 지연시켜 오히려 숙취 해소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숙취 해소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밥과 국이 있는 일반적인 식단이 가장 효과적이다. 콩나물국이나 북엇국은 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간 해독 작용을 돕는 아스파라긴산 성분을 함유해 특히 효능이 탁월하다. 오이도 비타민과 엽록소가 풍부해 체내에 쌓인 알코올 성분을 분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과음 후에는 혈당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면서 어지럼증, 피로감이 올 수 있는데 과당이 들어간 꿀물은 혈당을 올려줘 숙취와 피로를 동시에 해소해준다.
Q. 과일은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찐다?
△ 여전히 논란 중인 명제다. 일부 연구에서는 과일에 포함된 식물화학물질(phytochemical)이 비만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는 한편, 일부의 다른 연구에서는 과일이 당을 많이 포함하기 때문에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체지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후자는 대부분 과일이 아닌 과일 주스를 섭취했을 때의 연구로, 과일 주스는 가공 과정에서 당이 첨가되며 포만감을 유발하는 식이섬유가 줄어 비만을 유발한다는 내용이다. 그 때문에 학계에서는 과일이 비만을 유발하기보다 비만을 방지한다는 데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다면 과일은 되도록 칼로리가 낮은 자몽, 오렌지 등이 적절하고 채소는 토마토, 오이, 양배추 등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참고 : 차움 가정의학과 함지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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