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복통에 시달린다면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하라
5월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 질환의 날’이다. 1960~1970년대만 해도 한국에 ‘없던 병’인 염증성 장 질환. 현재 희귀 난치성 질환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500만 명이 넘었고, 국내에도 최근 5년 새에 29%가 증가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항생제, 과도한 청결 습관이 불러온 장내 세균총의 변화 등으로 장 질환이 급증한 것. 위협받고 있는 우리의 장 건강을 점검해보자.
염증성 장 질환은 말 그대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병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편식 등이 대장 건강에 영향을 미쳐 2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는 추세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을 감싸고 있는 점막층에 결손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고, 크론병은 점막층뿐만 아니라 점막하층과 근육층, 장막층 등 장내 벽의 모든 층에 염증 반응이 산발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입안부터 항문까지 어느 부위에서나 궤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병변을 절제한다 하더라도 연결된 부위에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두 질환의 공통점은 한번 발병하면 염증이 계속 생기고, 평생 낫지 않아 만성 희귀 질환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하면서도 약간 차이가 있는데, 궤양성 대장염은 점액이 섞인 혈변이나 설사가 여러 번에 걸쳐 나타나고, 크론병은 식후 유난히 심한 복부 통증에 관절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염증성 장 질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혈액검사, 대변검사도 있지만 가장 정확한 것은 대장내시경이다. 내시경을 통해 항문과 직장, 대장 내부를 관찰해 변화를 확인하고 조직을 채취해 병리 검사도 진행한다.
염증성 장 질환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근본적 치료법이 없다. 주로 염증을 최소화하고 설사, 혈변 등 증상을 가라앉히는 항염증제와 면역 억제제, 항생제 등을 처방한다. 수술 치료 방법에는 대장 절제술, 대장 부분 절제술 등이 있는데, 병변의 범위와 정도에 따라 선택한다. 수술은 모든 환자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심한 출혈이나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나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환자의 경우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일반적으로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25~40%, 크론병 환자의 60~70% 정도가 수술을 받고 있다. 약물 치료나 수술 이후 증상이 완화되면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이때는 적절한 관찰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꾸준히 관리해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 : 강남차병원 소화기내과 이화영 교수/강남차병원 외과 박종섭 교수]
[출처] 차병원보 Vol.281(2018.05) : 내용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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