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시성>은 21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사극으로 고구려-당 전쟁 당시 있었던 안시성 전투를 다루고 있다. 다만 영화 제작사 측에서 언급한 등장인물 소개 글들을 보면 정통 사극보다는 퓨전 사극으로 추정된다.
고구려에 대한 사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안시성>은 역사에 남아있는 안시성과 양만춘에 관한 단 3줄뿐인 기록으로 시작된 영화이다.
김광식 감독은 영화의 포문을 여는 주필산 전투와 2번의 공성전,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토산 전투 등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전쟁 장면들을 실감나게 연출하는 등 잊힌 승리의 역사를 그리려고 다각도로 힘썼다.
김광식 감독은 “고구려, 특히 ‘안시성 전투’와 관련된 사료가 부족해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남아 있는 사료를 통해 고증 가능한 부분은 철저하게 고증했다. 그 외의 이야기와 요소들은 영화적 상상력을 더하는 작업을 거쳤고, 이를 연출의 포인트로 삼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천하를 손에 넣으려는 당 태종은 수십만 대군을 동원해 고구려의 변방 안시성을 침공한다.
20만 당나라 최강 대군 VS 5천 명의 안시성 군사들.
40배의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안시성 성주 양만춘과 전사들은 당나라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안시성>의 흐름은 총 네 번의 큰 전투와 함께 간다. 전투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를 형성한 색다른 구성의 사극. 고구려와 당나라 간의 격돌, 그 리듬을 정확히 캐치한 촬영과, <반지의 제왕>을 연상케 하는 CG의 조화가 전쟁터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겨온다.
공성전과 토산 전투를 비롯한 군중 전투 시퀀스 등 액션의 스타일과 규모에서는 기존 한국 전쟁영화들을 압도한다. 기존 전쟁 영웅들의 관습을 비튼 양만춘의 캐릭터 설정도 고구려라는 시대적 공간적 배경과 함께 <안시성>의 차별화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인성의 부족한 발성과 발음은 전투의 극적인 순간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여기에 비극적 상황으로 감정을 고조시키는 비장함의 반복이 맞물려 영화의 톤과 템포가 무너진 점은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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