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차 러브레터 2년차 학생기자 상담심리학과 20학번 함지윤입니다. 그동안은 기자로서 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저와 우리 기자들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기쁘네요. 이 시간이 차 러브레터와 학생 기자들에 대한 독자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기를, 지난 활동을 돌아보며 초심을 회복하여 2022년 한해동안 차 러브레터 활동에 임하고자 하는 목표와 방향성을 설정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Q. 차 러브레터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A. 창피하지만 이 말은 국어 교육을 담당하셨던 저의 중학교 담임 선생님께서 15살의 저에게 하신 말씀이에요. 🙂 ‘글이 엉망인데, 자꾸만 읽어보고 싶다고요?’ 그 당시에는 굉장히 모순적으로 느껴졌지만 어쨌든 재미있다고 하시니 저를 마냥 기쁘게 했던 이 말이, 지금으로선 이해가 됩니다. 선생님께서는 국문학적인 글의 체계는 ‘엉망’이었지만 제 글의 진정성과 문학적 감수성을 가치 있게 바라봐 주셨어요. 선생님의 냉철한 혹평에 담긴 애정 어린 희망의 메시지가 있었기에 한층 더 성숙한 자세로 글쓰기를 지속하는 제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되네요. 🙂
글을 통해 개인의 경험을 공유하는 즐거움을 배운 어린이 기자단 시절, 시와 소설을 창작하며 나만의 감수성과 표현이 중심된 문학세계를 만들어가던 중학교 시절,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글을 쓰고자 다양한 구성적 접근과 효과적인 논증 방식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단어가 지닌 표현의 힘을 향유하던 고교시절. 그리고 바라고 소망하던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글쓰기는 저를 진솔한 성찰의 시간으로 이끌어주었어요. 글을 쓰며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의 가치를 잃지 않았고, 무엇보다 글쓰기는 사람들의 평가와 시선에서 벗어나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깨닫고 선택하는 마음의 울림이자, 용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제가 글을 써오며 고민하고 성찰하던 선택과 시간이 있듯, 사람마다 그들의 개별성을 지닌 완벽한 한 세계를 이루며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을 간접적으로 향유하던 지난날을 발판 삼아 ‘주체적인 대학생’의 모범이 되는 학생 기자가 되어, 현장을 직접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인생을 체험적으로 배우는 주체적인 대학생활을 하고자 차 러브레터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Q. 이곳에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이 무엇인가요?
A. 열정적인 새내기 시절, 김시정 교수님과 박지현 선생님, 마음이 맞는 기자분들과 합심해서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 교양 공모전을 준비하던 첫 여름방학도 생각나고요. 모든 기자들이 함께 모여 포천 이곳저곳을 탐방하며 추억도 쌓고 우리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멋진 기사를 만들어냈던 지난 가을의 PBE(지역탐방글쓰기) 활동도 기억나네요. 그리고 매주 기사를 통해 상담심리학과의 의미 있는 시간들을 기억하고 추억하던 시간들이 모두 제게 감사하고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차 러브레터에서 지내온 지난 2년의 시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은 지난 하계방학에 진행한 차 러브레터 스터디입니다. 스터디는 우리 기자분들과 함께 생각해보고 싶은 이슈나 기획기사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자유롭게 피드백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는데요, 이 때 새로운 분야와 다양한 관점들을 접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잡힌 시야가 확장되는 비판적 합리성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발전과 성장을 향한 기자분들의 열정에 감동하였고, 실제로 다양한 시도를 하며 역동지(力動紙)로 변화해가는 과정에 함께할 수 있어 가슴 벅차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지난날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더욱 더 책임감을 가지고 주체성과 비판정신을 발휘하는 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기자님이 기사를 쓰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저는 저의 기사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와 목적성에 맞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글, 더 나아가 전하고자 하는 정보를 토대로 읽는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기사 작성의 큰 목표를 가지고 다음의 단계를 거쳐 하나의 기사를 완성합니다.
보도의뢰 및 기사 아이디어 선정 > 기사의 개요 및 목적 설정 > 초고 작성 > 퇴고 과정 > 마무리
가장 먼저 기사화 할 만한 교내 행사에 직접 참여하거나 사회적 이슈를 파악하여 기사 아이디어를 선정합니다. 그 후 전하고자 하는 정보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기사의 개요(글의 구성방식)를 설정합니다. 이렇게 설정한 개요에 따라 초고 작성을 시작합니다. 주로 초고 단계에서는 정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한 간결한 정보전달을 목표로 합니다. 이후 기사작성 중 가장 오랜 시간을 할애하는 퇴고 과정을 거치는데요, 이 때 기사를 분해하며 효과적인 전달을 극대화 하는 다양한 문장과 단락의 순서적 구성을 시도하기도 하고, ‘기사의 주제에 벗어나는 내용이 없으며 전체적인 흐름이 어색하지는 않은지’, ‘단어사용의 오류가 없으며 더욱 정확하고 다채로운 표현을 하는 다른 단어는 없는지’에 대해 고민하며 재구성합니다. 또한 기사의 끝 부분에 기사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강조합니다. 이렇게 퇴고 과정을 거쳐 기사의 형태를 갖추었다면 최종적인 마무리를 준비합니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기사의 주제와 흐름의 명확성, 내용적 오류나 문법적인 오류, 오탈자가 없는지 검토하기 위해 기사 전체를 천천히 소리내어 읽어봅니다. 또한 기사의 내용이 너무 길어 가독성이 떨어질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포스터나 카드뉴스 등을 제작합니다. 이렇게 마무리 단계를 거쳐 완성한 최종본과 자료를 교수님께 전달한 후 전달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수정하면 기사가 업로드 됩니다.
Q. 가끔은 기사를 작성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그런 경우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네, 정말 많죠. 🙂 아무리 기자라 하더라도 글을 쓰는 것이 늘 쉽지만은 않을거에요.
단순히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기사를 쓰는 것은 기사의 당연한 요건을 충족하는 거니까 쉬워요. 하지만 매번 기사에 담긴 정보로,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기사’를 작성하는 것은 어렵죠. 여지껏 매 기사를 쓸 때 최대한 힘을 내어 써왔는데, 지금까지의 제 기사가 단 한 분의 독자에게라도 마음의 울림이 되었기를 바라며 성찰해봅니다. 🙂
저 역시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들은 지난 기자활동을 토대로 머릿속에 정보전달 기사 작성의 틀이 있기 때문에 쉽게 써내려가는 편이에요. 그렇지만 기사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표현하는데 종종 한계를 느끼기도 해요. 이럴 때 저는 그것을 ‘나의 한계’로 설정하기 보다다는 감성이 잘 발휘되지 않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적’ 한계라며 스스를 다독여줍니다. 글쓰기는 자신감에서 발휘되는 진정성과 창의성이기 때문에 좋은 기사를 작성하는 데 있어 제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잘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렇게 고민하면서도 절대로 대충하지 않는 스스로를 대견해하고 칭찬해줘야죠! (웃음) 그리고는 그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방식에 대해 최대한 많은 단서를 마구잡이로 기록해두고 푹 자고 일어나요. 예를 들면, ‘상담심리사로서의 사명감, 윤리 의식과 책임 의식이라는 윤리선서식의 진정한 의미(메시지)를 강조하여 전하고 싶은데 진정성과 이성의 조화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싶다.’와 같이요. 내일을 위한 작은 준비와 정돈된 마음으로 새벽에 다시 마주하는 글은 분명 어제와는 다르거든요.
가벼운 몸과 정돈된 마음이 빛나는 새벽에는 모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으로 작성한 기사의 처음부터 읽어보며 조금씩 점점 더 과감히 수정하고 한 문장씩 덧붙입니다. 때로는 기사를 처음부터 다시 작성하기도 하는데요, 새벽에는 이 역시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이 발휘됩니다! (웃음) 그리고는 어젯밤에는 쉽게 해내지 못한 메시지에도 도전해봅니다. 어제 정리해놓은 단서 있죠? 그걸 보면서 처음에는 요건에 충족하는 것을 목표로, 그 다음에는 자연스러운 문맥이 주는 가독성을 목표로, 마지막으로는 그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물론 시간적인 상황을 반영해 ‘새벽’이라고 표현했지만, 제게 새벽은 환기를 통해 정돈된 마음에서 비롯된 ‘과정을 감내하는 의지와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헤밍웨이의 명언이 있죠. 모든 초안은 쓰레기다. (The first draft of anything is shit.)
연마하고 두드릴수록 단단해지는 쇠처럼, 더 나은 표현을 위해 단어 하나하나의 쓰임새를 깊이 있게 고민하고 문장을 이리저리 수정하며 재구성한 시간은 모두 여러분에게 돌아옵니다. 엉망인 글을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시고, 그냥 시작해보세요! 어느덧 발을 담근 개울물에 깊이 심취해서 멋진 바다를 표현해내고 있는 여러분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Q. 기자님이 생각하시기에 기자의 매력이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기자단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A. 기자의 장점이자 매력은 일상을 다채롭게 향유할 수 있는 시야와 통찰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기자단 활동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고요!(웃음) 스터디에 참여하면서도 느꼈지만, 차 러브레터 학생 기자들 모두 학우분들께 전하고 싶은 좋은 기사 소재를 찾기 위해 항상 교내 소식과 지역사회의 변화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고 파악하고 있어요. 저 역시 기자활동을 시작한 후, 상담심리를 전공하는 기자로서 최근 대두되는 사건에 대해 대중들에게 조명할 만한 키워드와 관점을 제시하고자 자연스럽게 기사를 꾸준히 읽으며 의견과 더불어 연관 지을 수 있는 다른 사건이나 전공 지식을 정리하고 있어요. 또한 기사화를 위해 행사의 목적과 행사를 통해 되짚어봐야 하는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니, 이전보다 더욱 깊이 있게 참석한 행사를 체험하고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무채색의 일상을 다채롭게 향유할 수 있는 힘! 익숙하고 당연해 보이는 것들이 가진 문제점을 발견하는 통찰력과 살아있는 비판 정신이 기자의 매력적인 능력이자 기자단 활동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Q. 마지막으로 차 러브레터에서 남은 임기 1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자님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
A. 2021년을 마무리 하면서 지난 활동에 대한 오랜 성찰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실제로 기자활동에 많은 제한이 있었고,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그동안은 주로 다루어지지 않은 학과와 학교의 활동들을 재조명하며 기자로서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관점에 대한 기사화는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남은 1년 동안은 기자의 시각으로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관점을 해석하고 기사화 하며 우리 학우분들이 균형 잡힌 시야를 갖추고 세상을 다채롭게 접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일상 속 심리학 코너를 기획하고자 합니다. 심리학에 대한 우리 학우분들의 관심이 높은 것에 반해, 인터넷 상에 생각보다 방대한 양의 비전문가의 잘못된 정보가 만연하여 양질의 정보를 쉽게 얻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 기자의 관점에서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심리학적 측면에서 소개하거나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현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코너로 심리학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싶습니다. 기자로서 저의 새로운 도전이 우리 차 의과학대학교의 모든 학우 분들에게 소소한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팬데믹 상황으로 일상의 균형이 깨지고 무력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때로는 갑작스럽게 시작되어 어느덧 일상이 된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압도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의 모든 일을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흘러가는 일상을 기록하며 향유할 수 있는 성찰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롭게 시작된 2022년은 우리 독자분들 모두 작은 일기장에서 진정한 나를 마주하는 진솔한 성찰의 시간을 경험하며 날마다 빠르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변치 않는 여러분 마음속의 울림을 찾아 따라가는 한 해 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취재 : 학생기자 장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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