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진로, 취업 분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기 위해 취·창업지원센터와 함께 기획한 <진로 is 100>의 여섯 번째 인터뷰는 경찰 공무원 편이다. <진로 is 100>이란, 여러 가지 직무에서 일하고 있는 현직 실무자를 대상으로 허심탄회한 직무 인터뷰이다. 앞으로 2주에 한 번씩 차러브레터에서 약 100가지의 진로를 만나볼 수 있다.
[진로이즈백] 진로 is 100개 넘음 : 6. 경찰 공무원 편 유튜브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경기도 북부경찰청 일산 동부 경찰서 여성 청소년 수사팀에 근무하고 있는 장문수 경장이라고 합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여성 청소년 수사팀은 흔히 ‘여청수사팀’ 이라고 해요. 여청수사팀에서는 여성과 청소년에 관련된 사건을 수사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그리고 소년들이 문제를 저지르는 소년범이나 아동학대, 노인학대, 데이트 폭력, 작년부터 시행된 스토킹 등의 사건들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Q.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A. 하루 일과가 딱 정해져 있진 않습니다. 저희는 4주 2교대로 주간, 야간, 휴무, 일근 이러한 패턴으로 일 하고 있는데요. 출근을 하면 112 신고 출동도 해야 하고, 고소고발장 접수하러 오시는 분들 민원 응대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은 신고출동에 필요한 장비들(무전기, 테이저건, 출동차량 등)을 인수인계 받고 다음에 조사가 있으면 조사준비를 해서 피의자, 피해자 조사도 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외근을 나가서 CCTV도 보고, 참고인들을 만나고 오기도 해요. 사건이나 그때의 상황마다 해야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주된 업무는 112 신고 출동과 민원인 응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경찰은 보통의 직장인들처럼 9to6 근무를 하지 않나요?
A. 9to6 근무(9시부터 18시까지 근무)하는 부서도 있어요. 제가 일하고 있는 경찰서에서 여성청소년과를 예시로 들면, 여성청소년과에는 여성청소년 수사팀, 여성청소년 강력팀, 그리고 여성청소년계가 있는데요. 여성청소년계는 9to6 근무를 하는 곳입니다. 학교전담경찰관이나 성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 관련 피해자들을 지원해주는 제도들이 있는데 그 사건 관련해서 성과에 반영되는 부분을 담당해주고 계십니다. 이렇게 행정업무를 담당해주시는 분들이 9to6근무를 하고 있죠.
Q. 그러면 스케줄 근무가 싫은 사람들은 9to6 근무를 지원 할 수 있나요?
A. 본인이 원하는 부서에 인사이동 시즌이 되면 지원을 할 수가 있어요. 지원한다고 100% 되는 건 아니겠지만, 빈자리가 생기면 보직 공고가 올라오고 그때 지원을 해서 인사이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있죠.
Q. 스케줄 근무가 낯설 수 있는데, 생각하신 장점이 있나요?
A. 스케줄 근무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수당이 내근직, 9to6 근무보다는 훨씬 많죠. 사실 스케줄 근무가 건강에는 안 좋아요. 그래도 장점이라고 한다면, 평일에 놀러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 주말에만 여행 다니고 할 텐데, 주말에 가면 사람들도 붐비고 물가가 비싸잖아요. 주말에 안 가고 평일에 주간, 야간 휴가를 내면 6일을 쉴 수 있어요. 왜냐하면 휴무, 일근, 주간, 야간, 휴무, 일근인데 주간, 야간 휴가를 쓰고, 일근 근무 같은 경우에는 한 달에 두 번 휴무를 쓸 수 있거든요. 연가에서 차감되지 않는 그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Q. 경찰 공무원으로서 임용이 되었을 때 평균 초봉이나 연봉, 미래 발전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A. 경찰관들은 매년 연봉표 봉급표가 인터넷에 보시면 나올 텐데 그게 기본급이에요. 매년 조금씩 향상되고 있는데, 부가적으로 추가되는 초과근무수당, 위험수당, 신고출동수당은 어느 부서에서 일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거든요. 제가 일하는 부서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임용이 되고 나서 지구대, 파출소가 흔히 말하는 지역 경찰이거든요. 거기서 일할 때 기준으로 수당 포함해서 250만 원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제 경찰학교에서 교육받을 때 교육수당을 받는데 제가 2017년도에 받을 때는 한 달에 120만 원 정도였고, 지금은 더 올랐을 텐데 얼만지는 잘 모르겠어요.
발전가능성이라고 한다면, 많은 회사나 분야에서 기계화, 디지털화가 돼서 사람들이 하는 일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경찰의 업무는 기계, 디지털로 모두 대체할 수 없거든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무슨 상황인지 물어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하므로 경찰관 인력을 급격하게 줄일 수도 없을 거고, 경찰관이 사람으로서 교류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계속 치안 문제에 있어서 필요성이 더 부각되면 부각됐지, 줄어들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치안 수준이 생각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어요. 선배 경찰관들이 외국에 나가서 무도라든지 치안 시스템에 대해서도 많이 교육하고 있다고 알고 있거든요.
Q. 경찰 조직의 특별한 문화나 복지를 자랑한다면?
A. 일단 문화라고 하면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군대처럼 굉장히 수직적이고, 상명하복적이라 생각하시는데 물론 업무적으로 계급사회다 보니 그런 부분들이 있겠죠. 그렇지만, 경찰관들은 과장님, 팀장님하고 수사에 대한 의견이 다르면 서로 충돌해서 소통하기도 하고, 친해지고 나면 형, 동생, 누나, 언니라고 부르며 나름 편하게 수평적인 분위기가 있거든요.
그리고 저같은 경우에는 여청팀에서 근무하니까 구속영장을 신청하는데요. 영장을 신청하면 검사가 청구하고, 판사가 실질심사까지 해서 영장의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데 영장이 발급되면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는 의미에서 구속주를 마시기도 하고, 영장이 기각되면 이런 문제 때문에 기각이 되었으니까 다음부터 잘 보완하자는 의미에서 기각주, 즉 위로주를 마시는 문화도 있습니다.
복지라고 한다면, 경찰수련원을 이용할 수 있는 게 좋은 복지인 것 같아요. 전국에 동해, 서해, 제주 내륙에 많은 경찰수련원이 있는데 추첨을 통해서 객실을 이용할 수 있어요. 강릉이랑 강화에는 카라반도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카라반은 5~6만 원, 객실은 하룻밤에 1~2만 원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나름 좋은 복지라고 생각해요. 해양경찰이랑 협약이 되어 있어서 해양 경찰수련원도 이용할 수 있거든요.
Q. 경찰이 되고자 한 동기나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A. 어릴 때 부모님이 내 집 장만을 하셨는데 집주인한테 사기를 당해서 큰 금전적 피해를 보셨었어요. 그걸 알게 됐을 때 부모님처럼 사람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어릴 때부터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이 형성되었던 것 같아요. 중학생 때 선도부장 그리고 고등학생 때 학생회장도 하면서 경찰관이 가져야 할 책임감이나 불의를 보면 못 참고 사람을 도와주는 마인드가 많이 형성되어왔죠. 그러다가 군대 갔다 와서 대학교에서 상담센터 방문을 했는데, 상담 선생님이 저에게 답은 안 해주시고 계속 질문만 하시더라고요. 그때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장점이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경찰관을 하면 제 성격을 잘 살려서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경찰관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Q. 그러면 불의를 보고 잘 참는 성격이면 경찰은 적합하지 않을까요?
A. 때로는 불의를 보고 잘 참아야 할 때도 있거든요. 경찰관이 참 아이러니한 게 인내심이 필요해요. 법적으로 잘못한 거는 도움을 줘야겠지만, 민사문제에는 개입할 수가 없거든요. 형법이나 다른 특별법상 문제가 되는 것들을 우리가 처벌하게끔 단속하고,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하고, 피해자를 도와줘야 하는 건 당연히 맞죠. 나쁜 사람을 처벌해야 하고요. 이 외에 민사적으로도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그 부분까지 다 개입해서 처리할 수가 없을 뿐이죠. 불의를 보고 참아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그렇다고 불의를 보고 못 참는 사람들만 경찰관을 해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불의를 보고 참는 사람들도 때에 따라서는 내가 해야 할 일에 맞춰서 할 수 있는 마인드만 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Q. 채용과정에서 생각하시는 꿀팁은?
A. 우선, 공부할 때 누적해서 복습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내일이 되면 오늘 배운 거를 까먹으니까 오늘 배운 거를 한 번 더 먼저 복습하는 거죠. 그러면 나중에는 30분 볼 내용을 5~10분도 안 돼서 볼 수 있어요. 암기에 많이 도움이 됩니다. 저는 공부할 때 주로 독서실보다는 휴게실이나 카페에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제가 말하면서 공부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오늘 배운 판례가 있으면 ‘맞아 이게 이래서 폭행이 안 돼,’ ‘이래서 강제추행이 되는구나, 이런 건 안 되는구나’ 이렇게 혼자 이야기하면서 하니까 공부가 잘되고, 암기도 잘 되는 것 같았어요. 집에 가서 부모님께도 몇 번씩 설명하기도 하고, 룸메이트한테도 ‘이게 이래서 이렇대’ 하면서 설명하곤 했죠. 아마 룸메이트가 좀 괴로웠을 거예요. (웃음) 이러한 방법이 유대인이 쓰는 ‘하브루타’ 공부법이라 하더라고요.
그리고,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한 달 안에 체력시험을 보거든요. 악력,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등이 한 달 안에 쑥 올라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일주일에 2~3번씩은 운동하면서 체력관리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고, 체력시험 준비도 하는 것들이 중요해요. 저는 악력을 키우려고 턱걸이를 많이 했었어요. 윗몸일으키기나 팔굽혀펴기도 중요하지만, 달리기하면서 폐활량 관리를 하는 부분들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Q. 확실히 여자 지원자들이 남자 지원자들 보다는 체력이 약할 것 같은데, 그러면 차등기준으로 평가를 하나요?
A. 지금까지는 그렇게 했어요. 예를 들면 팔굽혀펴기 같은 건 여자는 무릎 꿇고 하고, 남자는 그냥 하는 거죠. 100m를 몇 초안에 들어와야 한다는 등급표 수치가 좀 달라요.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유리하게 배려 되어있죠. 여경도 같은 경찰관이므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Q. 차 의과학대학교는 의학보건특성화학교다보니 의료보건 관련 학과가 많은데, 대학과 전공이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주변 동기나 선후배를 봤을 때 제일 기억에 남는 특이한 전공이나 출신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전공과 대학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참고로, 저도 금융학부 전공이거든요. 동기들도 특이한 이력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당구장 사장님, 육군 대위, 프로게이머, 운동선수, 대기업 등 이렇게 다양한 이력이 있으신 분들이 많아서 전공에 국한되지 않고 지원해서 경찰이 되실 수 있다고 볼 수 있죠. 필요한 과목, 면접 절차만 이겨내면 충분히 합격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법 전공을 하신 분들은 아무래도 조금 더 빨리 시험 준비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은 있겠죠.
Q. 대학시절부터 준비하면 좋은 점이 있을까요?
A. 전공으로 형법 형사소송법을 하시는 분들은 법 과목을 준비하면 시간을 좀 줄일 수가 있을 텐데요. 저도 금융학부 전공이지만 법학과 형법 수업을 들어봤어요. 대학교에서는 학사와 이론 중심이고, 시험은 판례 중심이라 그것보다는 영어나 한국사가 원점수가 들어가므로 미리 준비를 해두셔야 해요. 영어에서 발목을 잡히는 분들이 많거든요. 앞으로는 시험제도가 개선된다고 하니까 그 부분은 참고 해보셔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1종 보통 면허가 없으면 아예 지원이 안 되니까 면허는 미리미리 따두시면 좋습니다. 가산점은 무조건 5점을 다 만점 받고 가야 해요. 저는 토익이나 중국어, 태권도 단증 등으로 가산점을 채웠는데 이외에도 찾아보시면 한국사 능력검정, 실용 글쓰기도 가산점을 받을 수 있으니까 미리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고, 지원할 때 유효한 기간도 잘 확인해보셔야 합니다.
Q. 본인의 준비기간은 얼마정도이고, 평균은 얼마정도인가요?
A. 선배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과거에는 1~2년 정도 준비를 많이 하셨는데, 요즘 여경분들은 준비 기간이 더 길어요. 아무래도 경쟁률이 더 세고, 적게 뽑는데 지원자는 많고 그러다 보니 3년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최근에는 경찰관들을 많이 뽑기 때문에 보통 한 1년 정도에 거의 다 합격하시는 것 같아요. 빠르면 6개월 만에 하시는 분들도 있고, 저는 한 7개월 정도 공부해서 합격한 케이스죠.
Q. 앞에서 경찰 업무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는데, 추가적으로 설명해주실 특이한 업무가 있을까요?
A. 제 업무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여러 성폭력, 가정폭력, 스토킹을 수사할 때 주로 현장성이 있는 사건은 바로 CCTV를 확보해야 하고, 오래된 사건은 서로의 진술이 다르면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거짓말 탐지기, 폴리그래프 검사를 통해 진술의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도 해요. 그 외에도 성폭력 사건 같은 경우에는 현장에서 피의자 유전자가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타액, 정액 등을 채취해서 국과수에 감정의뢰를 보내기도 하고, 다양한 수사기법을 이용하기도 하고요. 도망 다니는 피의자를 잡기 위해 핸드폰 실시간 위치추적, 아이피 추적하거나 영장 받아서 쫓아다니는 등 다양한 업무들이 있습니다.
Q. 거짓말 탐지기 하면 진짜 100% 드러나나요?
A. 거짓말 탐지기로 100% 드러난다고 말씀드릴 순 없어요. 우리는 직접증거, 간접증거, 정황증거로 나누는데요. 직접증거는 살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사람의 혈흔 같은 거, 간접증거는 목격한 사람이 있으면 목격자의 증언, 정황증거는 폴리그래프나 거짓말 탐지기 등인 거죠. 이건 그 사람의 진술이 얼마나 믿을만한지 정도로만 판가름할 수 있으므로 무조건 진실, 거짓만 나오는 게 아니라 판단 불능으로 나올 수 있어요. 그 사람의 건강 상태나 생리적 반응에 따라 다르므로 100%라 말씀드릴 순 없습니다.
Q. 이런 업무수행에 있어서 중요하고 필요한 자질이나 역량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경찰관이 되기 전에는 항상 사명감과 충성심, 책임감 이런 것들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물론 필요한 자질이고, 경찰관뿐만 아니라 어느 직종에서 일하던 당연히 필요하겠죠. 하지만, 경찰관으로 일하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느낀 건 판단력과 인내심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많은 사건과 위험한 상황들에 놓이게 되는데 그때 판단이 잘못되면 경찰관도 다칠 수도 있고, 시민들도 다칠 수 있어요.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상황 판단력이 굉장히 중요하죠. 판단력은 처음부터 기를 수 있는 능력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대비하고, 위험한 상황도 예견해보고, 선배들은 어떻게 대처하시는지 잘 보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기를 수 있는 능력 같아요.
그리고, 인내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어려운 시험 보고 합격해서 일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취객들이나 이상한 사람들이 괜히 시비 걸고, 욕설을 하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아야 하는 거죠. 안 참으면, 경찰인데 화냈다고 언론에서 비난받게 될 수도 있으니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Q.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사건이 있나요?
A.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초임 때 지구대에서 일하면서 있었던 일인데요. 지구대 앞에 바로 체육공원이 있어요. 거기서 학생들이 가방들을 풀어두고, 축구나 농구를 하는 공원이었는데, 그 가방에 들어있는 핸드폰이랑 지갑 등 소지품들을 훔쳐 가는 특수절도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게 된 거죠. 3회 이상 발생하게 되니까 경찰들이 굉장히 집중해서 머리를 싸매고 있었거든요. 그때 제 사수였던 선배하고 공원 관리실 컨테이너를 미리 빌려서 사복을 입고 잠복하고 있었어요. 제가 창문 밖으로 보고 있었는데, 어떤 모자 쓴 학생 4명에서 두리번거리면서 누가 봐도 수상하게 가방들을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형님 저거 좀 이상한데요?’,‘그럼 너 여기서 보고 있어. 내가 나가서 한번 볼게.’ 이렇게 계속 통화를 주고받고 있었어요.
4명이 쓱 가다가 2명이 이리로 오더라고요. 가방에서 자기 물건처럼 싹 빼가는 모습 보고, 2명이랑 만날 때 둘이 딱 겹쳐서 잡아보니까 고등학생이었어요. 순찰차를 추가로 불러서 2명씩 붙잡아서 팔짱 끼고 지원을 기다리고 있었죠. 저는 잠복해서 잡은 게 처음이라 긴장해서 세게 잡고 있었는데 형님은 오래 해보셨으니까 되게 여유롭게 대처하시더라고요. 재밌기도 했지만, 저는 나름대로 긴장을 많이 했어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실제로 범인을 만날 때 위험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는데 무섭거나 도망가고 싶었던 적이 있으셨나요?
A. 도망가면 경찰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거잖아요. 물론 무서울 때도 있지만, 맞서 싸워야죠. 우리는 총이나 테이저건, 삼단봉 같은 무기를 가지고 있으니 그 장비로 대처를 하는 게 경찰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영화에서처럼 격투하고 이런 일은 엄청나게 자주 있진 않은데, 그런 상황이 생기면 경찰 인원을 많이 투입해서 위압감을 줍니다. 피의자가 함부로 대항하지 못하게요. 제가 실정수사팀에 있을 때 실종자 찾으러 갔는데, 갑자기 여자분이 칼을 꺼내 들고 본인을 가만히 내버려 두라며 자해를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손으로 여자분 팔을 잡았거든요. 어떻게든 넘어뜨려서 칼을 뺏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되돌려보면 굉장히 소름이 돋아요.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요. 저도 모르게 반응한 거 보면 경찰로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니까 당연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경찰이 누군가를 다치게 하면 안 되잖아요. 국민의 생명, 신체를 지켜줘야 할 사람이고, 사람들도 그렇게 믿고 있으니까요.
Q. 마지막으로 선배 경찰로서 경찰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하자면?
A.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이 경찰을 준비하고 있을 텐데요. 수많은 경찰이 현장에서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고, 본인이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일하고 있을 거예요. 경찰을 하면서 알아야 하는 법과 매뉴얼도 많고, 그걸 다 지키면서 일하는 게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때로는 내 앞에서 누군가 칼을 든다거나 하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만, 내 행동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잖아요. 잘못한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서 체포하고, 압수하는 과정을 통해서 피해자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고, 제가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죠. 곳곳에서 나름 재미도 발견하는 매력 있고, 보람 있는 직업이에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체포영장 발급받아두고, 잠복했다가 범인을 잡아오기도 하는 일들이 재미라면 재미가 될 수도 있죠. 다양한 위험성도 있지만, 메리트도 있는 직업이니까 경찰을 꿈꾸는 분들이 있다면 차근차근 시험과 체력 면접 준비를 하셔서 꼭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경기도 북부경찰청 일산 동부 경찰서 여성 청소년 수사팀에 근무하고 있는 장문수 경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장문수 경장님은 경찰은 사람과의 소통이 중요하므로 기계로 대체될 수 없으며 가장 중요한 역량은 판단력과 인내심이라고 강조하셨다. 흔히 영화에서 보는 극적인 일들은 드물지라도, 일상에 크고 작은 위험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고 계신다. 이번 편에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직업, 경찰 공무원에 대해 알아보았다. 앞으로도 계속되는 <진로 is 100>을 통해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시선을 접해보고, 여러분의 가슴을 뛰게 하는 진로를 찾아 나가길 바란다.
[취재 : 학생기자 김아란, 장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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