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불행해질 권리

1976

“어른의 시선으로 보면 실패가 불보듯 뻔한 일을 흥미롭게 바라보더니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불행해 질것 같아 말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젊음은 행복해질 권리와 함께 불행해질 권리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젊음은 어리석고 위험한 모험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어리석고 위험하기 때문에 젊음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현명함이 노인의 절제라면 어리석음이 젊음의 에너지입니다. 정말 문제는 젊어서 몸으로 살아 보지 못하고 미리 현명해지려는 무기력입니다.”

-구본형, [퍼팩트 실패, 불행을 찾아 떠나왔지요] 중에서..

▶행복은 편안하고 안전한 상태입니다. 편안하고 안전함은 내가 원하는 것이 잘 갖춰진 상태이면서 거기에 머물러 익숙해져 있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불행해질 권리가 있다는 말은 무엇일까?’ 행복을 그렇게 정의할 수 있다면 불행은 기존의 익숙함에서 오는 안전하고 편안함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움으로 변화를 추구하며 익숙하지 않은 불편함과 불안정함을 겪는 상태일 것입니다.

인간은 자기를 실현하고자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발견하며 발전시키고자 하는 순환적 과정이 필요합니다. 즉 자기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자기를 어떻게 실현할지를 알게 됩니다. 자신이 누군지 정확히 알면 알수록 자기에의 실현이 온전히 완성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탐색하고 발견해 가는 것은 모험의 과정입니다. 이는 기존의 것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움을 찾아가는 변화의 움직임입니다. 동시에 불편함과 불안함의 시작점입니다. 이런 모험의 과정을 통해 기존에 몰랐던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며 이 사실이 기존의 것을 뒤엎거나 보완하여 전혀 다른 것으로 대체됩니다.

지구가 ‘평평하다’는 이해에서 ‘둥글다’는 전혀 새로운 이해를 얻기까지 인류는 새로움을 향해 떠난 모험에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 모험은 편안함(행복)에서 벗어난 불행한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불행한 길로 가지 않았다고 한다면 우리는 지금 얼마나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살고 있을까요?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나에 대해서 지속해서 탐험하고 살펴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에 잘못된 이해를 갖고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나를 온전히 실현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 우리는 불행의 길(새로운 길로 모험과 도전의 길)로 가는 권리를 줘야 합니다. 이는 청춘만이 아니라 나를 제대로 알고 자아실현을 이루고 싶은 모든 사람이 그 고유한 권한을 부여받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나는 행복해질 권리와 불행해질 권리, 두 가지를 다 행사하고 계시나요?

[제공 : 차 의과학대학교 학생상담센터 이한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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