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게란 ‘아늑함’, ‘편안함’을 뜻하는 덴마크어다. 좋은 사람들과 따뜻하게 보내는 시간에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 단어다. 1560년대 ‘포옹하다’, ‘받아들이다’라는 뜻으로 쓰였던 노르웨이어 ‘후게(hugge)’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서 ‘율레휘게'(Julehygge)는 “크리스마스에서 오는 행복”을 뜻한다. 혹은 휘게라는 단어 자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삶의 여유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토마스 리만 주한 덴마크 대사는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만족하는 마음, 물질에 얽매이지 않고 단순하게 사는 기쁨, 이런 것들이 다 휘게에 포함 된다”라고 말했다.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 촛불을 켜고 그 순간의 아늑함을 만끽하는 것 같은 구체적인 장면이 휘게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때론 사람들과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밥을 먹는 것 자체가 휘게가 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휘게 열풍은 다양한 징후로 나타난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이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예년에 비해 월등하게 많이 팔려나간 물품 중 하나가 바로 꽃병(전년 대비 270% 증가)과 향초(전년 대비 53% 증가), 코코아분말차(58%)였다. G마켓 오혜진 대리는 “모두 남에게 보여주려는 과시형 상품이 아닌 혼자 즐기는 자기만족형 아이템”이라면서 “20~30대 소비자들이 내면의 만족과 위로를 얻으려는 소비 행태로 분석된다.”라고 했다.
‘북유럽 이민’을 알아보는 이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도 휘게 열풍을 지피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스웨덴에 거주하는 재외 동포의 수는 2007년 1223명이었으나 2013년엔 2510명으로 늘어났다. 20~30대 사이에선 북유럽 이민 스터디, 북유럽 이민 적금 모임도 생겨나는 추세이다.
북유럽 이민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휘게 라이프를 헬조선에서 억지로 찾아내는 데는 지친 젊은 층들이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하다는 북유럽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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