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心할 때 보는 심리학> MBTI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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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TI 특집 2편 ; MBTI가 궁금해요!

지난 1편에서는 ‘성격과 MBTI’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보았는데요. 이번 2편에서는 사전에 학교 커뮤니티를 통해 수집한 우리 학우분들의 궁금증을 분당차병원 차 심리상담센터 센터장이신 상담심리학과 김지연 교수님과 함께 풀어볼까 합니다!

기자 : 교수님,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차의과학대학교 학생분들에게 간단한 인사와 교수님 소개를 부탁드려요!

김지연 교수님 : 안녕하세요. 차의과학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김지연입니다. 현재 차 심리상담센터 센터장직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기자 : 차 심리상담센터에서는 많은 상담과 심리검사를 진행하고 SNS를 통해 매주 유익한 정신건강 정보를 전하며 많은 분들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차 심리상담센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교수님 : 말씀하신 대로 저희 센터는 심리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전문 상담과 심리검사로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또한, 센터에서는 상담심리학과 학부생과 대학원 석박사 선생님들의 현장 수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자 : 소개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우리 재학생분들 중에서도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싶으시거나 심리적인 어려움을 가진 분이 계신다면, 차 심리상담센터에 방문하여 심리검사나 상담 등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면 좋겠네요. 그럼 첫 번째 질문입니다!

Q. 최근 MBTI가 대중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교육, 소비, 여행, 취미 등 전반적인 삶의 영역에서 고객 맞춤(customizing)의 새로운 기준으로 고려되고 있는데요. 교수님께서는 MBTI의 대중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MBTI의 대중화는 나를 이해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의 심리적 욕구가 증가함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자기이해를 실현하려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이해를 통한 건강한 자아정체감 확립은 심리적 안녕감을 유지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영향을 주므로 자기이해에 대한 우리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과 더불어, MBTI라는 도구를 통해 나와 타인의 심리적인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분명한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Q. MBTI의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서로 다른 개인에 대한 직관적인 성격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편리성이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대중들이 쉽게 접하는 온라인상 무료 검사는 표준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검사 신뢰도와 타당도가 매우 낮다고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검사 결과와 정식 검사 간 결과가 상이한 경우도 상당수 보고되고 있는데요. MBTI 정식 검사와 온라인 무료 검사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MBTI 한국판 정식 검사는 한국 MBTI 연구소와 정식 검사 사이트 어세스타에서 유료로 시행할 수 있어요. 우선 온라인 검사는 검사 환경의 특성상 짧은 시간에 결과를 보여주어야 하므로 적은 문항 수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렇게 30문항의 간소화 된 과정으로 한 개인의 성격을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MBTI 정식 검사는 시행 목적에 따라 5가지의 종류가 있고 종류별로 94개부터 144문항까지 여러 가지 성향에 대한 더욱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또한 정규 검사는 시대와 현실에 맞게 꾸준한 개정을 거치므로 간이 검사보다 훨씬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Q. 교수님께서도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MBTI별 궁합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웃음) 일부에서는 특정 유형의 사람들과 잘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도 하고, 자신의 썸남, 썸녀와 MBTI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연애를 포기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상단의 표는 재미로 제시된 것이긴 하지만, 실제로 MBTI 검사 결과로 확인된 성격유형 간에 ‘궁합’ 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지윤 학생은 ENFJ 라고 했나요? 저는 INFP 거든요! 저희 궁합은 ‘우리 인연 영원히 뽀에버! 천생연분’이래요. 그럼 믿어야 하나? (웃음) 기자 : 맹신하게 될 것 같아요. (웃음)
MBTI 궁합이 있다, 없다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없다! 그러나 자신이 조금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유형과 어려운 유형이 있을 수는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볼까요. 우리 학생들이 잘 알듯이 전체적인 숲을 보는 N 유형의 사람과 부분적인 나무를 보는 S 유형의 사람, 옳고 그름이 중요한 T 유형과 의미와 가치를 우선시하는 F 유형 사람들은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이나 대화 방식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서운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나랑 다른 성격 유형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MBTI 궁합 ‘파국’이라고 표현한 것 같아요. (웃음)

그렇다고 해서 저는 절대적으로 파국인 관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노력하지 않아도 잘 맞는 관계도 있겠지만, 서로의 성격 차를 이해하면 갈등을 조정하는 방식이나 대화하는 방식에 있어 상대방을 미리 배려하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MBTI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과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F 유형이라면 조금 더 공감하고 경청하는 모습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지요. 이렇게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MBTI를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도 MBTI를 이용한 부부상담 프로그램이 있어요. 이미 결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두 분 성격 궁합이 파국이네요.” 이렇게 이야기하지는 않겠지요. (웃음) MBTI를 상담에 활용하는 것처럼 두 사람이 어떤 측면에서 다른지, 서로의 성향을 고려한 대화 방식은 무엇인지, 결과적으로 어떻게 하면 서로 다른 유형의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 MBTI를 활용하는 거예요. 같은 유형에 포함된 사람들이라도 상이한 성격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인간 성격을 16가지로 구분해서 ‘저 사람은 나랑 안 맞을 거야. 연애도 안 될 것 같아’ 등 부정적인 방향의 오해가 없기를 바라요.

Q. MBTI 궁합을 믿고 계신 많은 분들이 안심하실 만한 긍정적인 답변이네요. (웃음)
MBTI 검사를 할 때마다 매번 성격유형 결과가 바뀌는 분도 계신다고 합니다. 이렇게 같은 검사를 하더라도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MBTI는 선호 경향성을 측정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성격 유형 결과에는 실제 본인의 성향뿐만 아니라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 사회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며 요구되는 모습이 반영될 수 있어요.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내향성과 외향성, 감각형과 직관형, 사고형과 감정형, 판단형과 인식형의 양측 성향 모두를 가지고 있는데요. 둘 중 어느 한 쪽을 확실하게 선호하는 경향(선호경향성)이 뚜렷하지 않을 때 검사 시행 시마다 상이한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정식 MBTI 검사를 하면 자신의 선호분명도가 어느 정도인지 함께 제시되고 있어요. 여기서 만약 선호분명도가 ‘약간’이라고 나온 사람들은 검사를 시행할 때마다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는 것이지요.
저의 경우도 본래 MBTI는 INFP인데, 대학생 시절까지는 항상 MBTI 성격 유형이 ESTJ가 나왔어요. 학생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이끌어 나가는 주도적인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성향에 가까운 답변을 많이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인생의 특정 시기에 상황적으로 빈번하게 발휘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검사 시행 시마다 상이한 결과가 나오는 현상을 (성격 발달과 자기이해 정도와는 상관없이) 본래 나의 성격 유형은 어느 것인지 찾아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아하 MBTI 검사 결과에는 개인마다 추구하는 이상적 자기상과 행동의 기준이 되는 선호경향성, 더 나아가 사회적 역할 수행 상황에서 발휘되는 성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상이한 검사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교수님, 이렇게 성격은 타고난 기질뿐만 아니라 노출되는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상당히 받는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같은 맥락에서 성향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과 실제 검사 결과 간에 차이가 있는 분도 계신다고 합니다. 자기 태초의 MBTI를 알 수 있는지 질문 주셨습니다.

MBTI로 측정된 성격 유형이 ‘나의 타고난 경향성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말씀드렸다시피 사람은 누구나 내향적인 면과 동시에 외향적인 면도 가지고 있고, N과 S, T와 F, J와 P의 양측 성향 모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둘 중에서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느냐’(선호경향성)의 차이이지 어떤 성향이 더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에요. 또한 앞서 MBTI는 자기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 특정한 사회적 상황 및 결단의 상황에서의 빈번한 행동 경향이 반영되기도 한다고 말씀드렸지요. 이렇게 검사를 할 때 자신이 되고 싶은 자아상이나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방향성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실생활에서 행동할 때 내가 더 익숙하고 편안한 방향대로 답을 하다 보면 나의 선천적인 경향성에 가까운 유형이 나오도록 제작된 검사입니다.

Q. 주변 사람들 중에 MBTI를 지나치게 맹신하는 분들 때문에 힘들다는 제보도 있었습니다. (웃음) MBTI에 과몰입하게 되면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처음 MBTI의 개발자, 마이어스와 브릭스는 사람들의 자기이해와 성장에 기여하고자 융의 성격 유형론을 바탕으로 16가지 성격유형을 제시하였는데요. MBTI가 유행하면서 이러한 개발 목적이 흐려지고 ‘I 유형은 모두 굉장히 소극적인 사람이고, E 유형은 모두 사교적인 사람’ 이런 방식으로 각 사람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현상이 우려되었어요. 이렇게 MBTI는 근거하고 있는 이론(융의 성격 유형론) 자체가 ‘유형론’이라는 점이 한계인 것 같아요. 앞서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성격이 있다.’(百人百色)고 말씀드렸지요. 사과라는 같은 과일이더라도 각각 색도 다르고 맛도 다른 것처럼 사람도 각자의 향기와 색깔을 가지고 있는데요. 유형론은 그 고유성을 간과한 채 부분적 유사성에 따라 단 몇 가지 유형으로 사람들을 범주화하다 보니 한 개인의 많은 것들이 설명되지 못하고 무시된다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기충족적 예언이라는 심리 현상이 있지요. ‘저 사람, 나랑 잘 맞지 않는 MBTI네.’ 라는 편견이 생기면, 분명 그 사람과 잘 맞는 부분도 있는데 (자기도 모르게 일반화된 해당 유형의 특성에 따라) 안 맞아 보이는 표면적인 부분만 선택적으로 많은 주의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안 맞아’질 수가 있거든요. MBTI 유형별로 제시된 일반화된 특성은 한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지, MBTI 성격 유형 자체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MBTI에 대한 교수님의 조언과 함께 차의과학대학교 학우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

MBTI 검사를 사람들을 16가지로 분류하기 위한 검사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검사의 개발 목적에 맞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깔이나 향기가 어떤지’를 알아보는 검사라고 생각하고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내가 나를 어떻게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어떤 부분을 더 개발해나가야 할까?’, ‘그 사람과 이런 부분에서 다른 성향을 가졌지만, 어떻게 하면 우리 관계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등 자기를 이해하고, 관계를 개선하는 데에 좋은 아이디어를 얻어서,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자기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고려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항상 우리 차의과학대학교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건강한 대학 생활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대학 생활이 힘든 시기이기도 하지만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순간들일 수 있거든요. 지금 해볼 수 있는 경험들을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누려보면서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이 찬란한 순간을 잘 누리는 행복한 차의과학대학교 학생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인터뷰로 우리 학생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신 상담심리학과 김지연 교수님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心心할 때 보는 심리학) 코너가 심리학과 MBTI에 관심이 많은 차의과학대학교 학우분들에게 유익한 지식이 되길 바랍니다.

[취재 : 학생기자 함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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