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의 겨울방학이 궁금해요!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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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생명과학과 백광현 교수님, 바이오공학과 임대석 교수님을 만나다!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오랜 기간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사제 간 안부를 전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교수님은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고 계실까? 차러브레터가 의생명과학과 백광현 교수님, 바이오공학과 임대석 교수님을 인터뷰해보았다.

Q. 교수님께서는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가요

A. 백광현 교수님 : 다른 교수님들도 비슷하시겠지만, 학기말 고사가 끝나고 방학이 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채점이거든요. (웃음) 1~2주간 열심히 마무리 지으면, 그제야 한 학기가 끝나는구나 싶어요. 새 학기 시작하기 2~3주 전에는 다음 학기 강의 계획서를 준비합니다. 학기가 항상 늦게 끝나게 되고 일찍 시작하는 게 우리 교수들의 일인 것 같아요. 그 사이에는 그동안 밀린 연구 결과에 대한 논문 작성, 특허 출원 준비, 연구계획서 작성, 대학원생 논문 지도가 주요 일정이 됩니다. 수업을 안 한다는 거 외에는 학기 중과 방학하고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요.

A. 임대석 교수님 : 현재 학부와 대학원에서 바이오공학 전공생들을 지도하고 있는데요. 방학 중에도 다음 학기 강의 준비를 하고, 특히 자연계열 대학원생들은 연구 특성상 매일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연구실에 나와 실험을 진행하고 결과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학기 중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도 1년 중에 채점 기간과 다음 학기 준비 기간을 벗어난 1월과 7월은 심적으로 여유롭고 편해서 좋은 것 같아요.

Q. 교수님께서도 학생들처럼 방학이 기다려지시는지 궁금합니다. 겨울방학에만 하는 특별한 활동이나 일정이 있으신지요?

A. 백광현 교수님 : 방학은 누구나 기다려지지 않을까요? 저도 물론 기다려집니다. 일단, 방학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는 기간이잖아요. 학기 중에는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대에 누굴 만나기가 굉장히 어렵지만, 그래도 방학에는 친한 친구들과 가끔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죠. 조금 지루한 이야기일 수 있는데 겨울방학에만 하는 특별한 활동은 주로, 국가에서 연구비를 지원해주는 R&D 사업을 신청하기 위해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는 일입니다. 대부분 신청 기간이 겨울방학 기간 중이랍니다. 1월, 2월 초에 교수님들에게는 연례행사거든요. 좋은 의미에서는 도전하는 시간이 될 수 있고, 지루한 의미에서는 이제 또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는 시간인거죠. 아, 겨울방학에만 하는 활동이 하나 더 있어요. 스키장은 꼭 한번 가야 해요. 올해도 갔다 왔습니다. (웃음)

A. 임대석 교수님 : 방학 기간에도 평소대로 학교에 나가 학생들을 지도하기에 방학 중 특별한 활동을 하리라는 기대는 적어요. 방학을 기다린다는 표현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채점이 끝나고 성적 이의 신청기간이 모두 지나 성적 입력을 완료했을 때는 정말 기분이 후련하고 좋습니다. (웃음) 그리고 앞서 대학원장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동계기간에는 일종의 연례행사처럼 연구실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는 정부 과제에도 도전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교수직과 더불어, 국내외로 많은 연구와 특허 출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대학생 시절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분자유전학에 흥미를 느끼고 전공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백광현 교수님 : 공부하다 보니까 어떻게 여기까지 왔네요. 저는 사실 운동선수를 하다가 부모님의 반대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 생명공학, 생물학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다가 우리의 몸을 이루는 세포들이 누르면 왜 아픈지, 눈은 왜 깜빡거리는지 너무 궁금했어요. 그중에서도 왜 암세포는 더 잘 자라는지 궁금해서 공부하다 보니 암 관련 연구를 많이 하게 됐어요. 연구를 진행할수록 세포가 경이롭게 느껴지더라고요. 여기 온 지 23년째인데, 학생들에게도 “진짜 좋아서 하시나요, 왜 이 일을 하시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그냥, 연구실에 오면 즐거워요. 무언가 새로운 걸 도전해볼 기회가 주어진 거잖아요. 그래서 이 분야는 다시 태어나도 또 하겠다고 말해요. 아직 못해본 게 너무 많아요. 다른 분야를 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이 분야를 완전히 다 섭렵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일을 한다는 게 저에게는 더 어려울 것 같아요. 가끔 친구들도 “왜 이 분야를 공부하게 됐니?”라고 물어보면 제가 거꾸로 물어봐요. “넌 네 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어? 아프면 왜 아픈지 궁금해 봤어? 나는 그게 너무 궁금해서 이걸 해.”라고 답변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교수직과 더불어, 국내외로 많은 연구와 특허 출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대학생 시절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물 공학에 흥미를 느끼고 전공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임대석 교수님 : 새로운 지식으로 신선한 충격을 받았을 때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무언가를 느꼈다.’라는 표현을 쓰지요. 저는 학부 시절, 유전학이라는 과목을 듣고, ‘이 길이 내 길이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 이후에 단 한 번도 연구자의 길을 벗어나 본 적은 없습니다.
원래 대학원에서는 미생물학을 전공했어요. 공부하다 보니, 미생물에서 생산되는 항생제가 단순히 세균만 죽이는 게 아니라 암세포도 죽인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고는 암 연구로 연구 분야를 조금 바꾸었습니다. 암연구에 있어서 동물실험은 불가피합니다. 동물실험을 진행하면서 암과 생체면역 간의 긴밀한 관계성을 느끼게 되었고, 현재 연구 분야인 면역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체내에는 원형 모양의 혈구 세포나 아메바 같은 모양의 세포들이 많은데, 독특하게 나뭇가지 모양으로 쭉쭉 뻗은 수지상세포는 어떤 세포인지, 그리고 어떻게 우리 몸의 면역 균형적인 항상성을 유지하는지 궁금해졌어요. 그런데 수지상세포에 관한 연구는 별로 없더라고요. 근 20년간 수지상세포에 대해 연구했지만 알아보고 싶은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요. 앞으로도 우리 몸속에서 명령을 내리는 ‘지휘관’ 역할을 하는 수지상세포와 자가면역 질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난치성 질환 간 상관 연구를 지속할 것 같아요.

Q. 살다 보면 한 번쯤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시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도 인생의 방향성을 제시해준 사건이나 계기가 있으신가요?

A. 백광현 교수님 : 박사를 끝내고 박사 후 과정(post-doc)을 했는데, 실험의 진도가 잘 안 나가서 약 3개월을 헤맨 적이 있어요. 당시, 지도교수님께서 제 표정이 어두운 걸 보시고 지난 몇 달간 연구 노트를 다 봐주시면서 5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는 결과물이 원하는 대로 안 나와서 힘들어하고, 도전만 했는데 교수님께서 “네가 원하는 답이 진정한 답이 아닐 수 있다. 이상하게 나온 결과도 그냥 넘기지 말고 한번 점검해서 실험 결과를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봐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교수님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부정적으로만 보면 진짜 중요한 걸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걸 깨달았죠. 그게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어요. 그 이후로 진행한 모든 연구에 대해서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음성’ 결과를 가지고도 국제 SCI저널에 논문도 냈어요. 웬만해서 ‘양성’이 아닌 ‘음성’ 결과를 가지고는 논문을 못 낸다고들 하거든요. 그런데도 우리가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결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봤기 때문이에요. 논문을 투고할 때, 누군가는 우리가 반복 실험을 통해 나온 결과를 보고 똑같은 음성 결과실험은 안 할 테니 시간을 절약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거꾸로 저널에 제안했죠. 그래서 정말 논문이 발표되었어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삶이 많이 바뀌는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A. 임대석 교수님 : 앞서 말했듯이 대학 시절에 접한 유전학 과목은 제 인생의 큰 출발점이자 계기가 되었어요. 이외에도 인생에서 수많은 사건과 선택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00년 초반에 기업에서 마케팅 연구 제의를 받은 시기입니다. 그 당시 이제 막 결혼했을 때이고 해당 기업에서 제시한 조건도 괜찮아서 무척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위 말해서 ‘경제적인 안락함’과 ‘관심 분야에 대한 주도적 연구’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후자를 선택해서 지금까지도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고, 돌아보아도 후회 없이 잘 선택한 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Q. 평소 학생들을 지도하시며 가장 중요시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A. 백광현 교수님 : 제가 교수자로서 학생들에게 바라는 바는 수업을 성실하게 듣는 거예요. 알아듣던, 못 알아듣던 성실히 들어야 나중에라도 이해가 되니까요. 우리 대학원생들한테도 이야기하는 건데, 요즘은 복도를 다닐 때도 휴대폰을 보면서 지나가잖아요. 그러면 항상 “너의 인생은 휴대폰 안에 있지 않고 바깥에 있어. 이거 대신 하늘 좀 보고 다니고 인생에 대해 고민도 좀 해봐라.”라고 얘기를 많이 해요. 그리고 수업 시간에도 간혹 휴대폰 보느라 수업을 안 듣는 학생들이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자기 세상은 여긴데 왜 자꾸 휴대폰으로 남의 세상만 보려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죠. 물론, 휴대폰으로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항상 그럴 필요는 없잖아요. 저는 그런 부분을 지도하려고 노력합니다.

A. 임대석 교수님 : 제가 교수자로서 학생들에게 바라는 바는 질문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 학문에 정진한 교수도 때로는 학생이 던진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을 주지 못할 수도 있어요. 이럴 때 저는 “그건 나도 몰랐다. 걱정하지 마. 내가 어떻게든 알아보고 배워서 가르쳐줄게.”라고 말합니다. 그럼 학생들은 얼마나 통쾌하겠어요. (웃음) 이 역시 상호간 좋은 배움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고 교수는 (학습에 대한) 신선한 자극과 도전을 받아 학문을 하고. 이렇게 질문을 통해 함께 성장하면서 교수와 학생이 서로의 배움에 좋은 영향을 주면 좋겠어요.

Q. 그동안 강의를 하시면서 봐오신 우리 대학 학생들의 모습은 어떠셨나요? 인상 깊었던 활동이나 기억에 남는 학생들과의 일화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백광현 교수님 : 기억에 남는 일화가 너무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두 학생의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요즘 학생들이 책을 많이 안 읽고 휴대폰, SNS에 많은 시간을 보내잖아요. 안타까운 마음에 의생명과학과 1학년 한 학생에게 지도교수 일대일 면담을 하면서 몇 마디 조언을 해줬어요. 그런데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에 그 학생에게 장문의 메일이 왔어요. 그 메일을 확인해보니 1학기 때 면담을 계기로 방학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생활 방식이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 형태로 바뀌었다는 거예요. 제가 한 말을 듣고 독서를 해봤는데 여태까지 이런 걸 안 했다는 게 너무 후회됐고, 1학기에는 적응을 잘하지 못했는데 포천이 너무 좋아졌대요. 결국 이 친구가 미국 의대에 갔어요. 그래서 그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또 한 명은 혼자 북한에서 넘어와 우리 학교에 입학한 학생이에요. 그 친구와 면담할 때 왜 의대에 가려고 하는지 물었더니 어머님이 아직 북한에 계시는데 심장병이 있으셔서 나중에 의사가 되어 고쳐드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 의지로 열심히 공부하더니 지금은 고려대학교 의대에 갔어요. 그래서 이 학생도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A. 임대석 교수님 : 벌써 30년 가까이 교단에 섰는데요. 개인적으로 우리 대학 학생들이 수업과 학문에 임하는 열정적이고 진지한 태도가 상당히 좋습니다. 저 역시 그런 제자들의 모습에 좋은 자극을 받아 학습에 도움이 되는 좋은 예시와 열정적인 액션 그리고 강렬한 표현으로 매 수업에 최선으로 임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분자유전학에 관해 많은 연구 활동을 하셨는데요. 학자로서 갖고 계신 비전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연구 성과물이 있으시다면 함께 소개해주세요.

A. 백광현 교수님 :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세포가 서로 어떻게 소통하는지 궁금해서 연구를 시작했어요. 그런 소통은 주로 단백질에 의해서 많이 전달되고 막히기도 하는데, 단백질이 우리의 몸속에서 만들어졌다가 분해되는 그 과정이 중요해요. 만들어졌다가 분해가 안 돼도 문제고, 만들어져야 하는데 계속 분해가 돼도 문제거든요. 지금까지 이러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이 연구를 하는 이유는 인간의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단백질이 약 3,000 여종이 되는데 현재 미국 식약청 FDA에서 승인된 의약품은 400여 종의 단백질을 조절하는 약품입니다. 그럼 나머지 2,400여 종의 단백질에 대한 약품은 없는 거죠. 근데 지난 몇 년부터 단백질들의 양과 활성을 조절함으로써 나머지 것들도 치료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지금 우리도 그런 여러 질환에 관계된 것들을 치료할 수 있는 분자적인 기전을 밝히고자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연구자는 생명체 안에서 일어나는 분자적인 기전을 처음으로 알아내거나 관련된 유전자 또는 단백질을 처음 찾거나 하는 일로 큰 자부심을 느끼거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 성과물은 그동안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낸 일, 질환에 관련된 단백질들을 찾아서 그게 원인이 되거나 질환 때문에 생기는 바이오 마커를 찾아서 특허를 등록한 일 등등이 있어요.

Q. 교수님께서는 면역학과 수지상세포에 관해 많은 연구 활동을 하셨는데요. 학자로서 갖고 계신 비전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연구 성과물이 있으시다면 함께 소개해주세요.

A. 임대석 교수님 : 사실 저는 사람들이 잘 안 하는 게 좋아요. 이미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주제들은 충분한 연구가 보고될 거라는 생각이 있거든요. 그래서 만약 100명의 사람들이 있다고 하면 99명이 선택하는 방향의 반대편에 실패가 예상되더라도 제 주관에 따라 선택하고 정진하는 편이에요. 연구자로서 아직 주목받지 못해 밝혀지지 않은 주제에 관심이 가는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 성과물로는 두 가지가 있는데요. 2017년에 외부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를 통하여,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급성심근경색 치료연구로 좋은 성과를 내어 미국 심장학회지(Circulation, IF 29)에 등재한 경험이 있어요. 그리고 작년 말에는 파킨슨병 치료에 수지상세포를 접목하여 10억 규모의 파킨슨병 치료 기술을 외부 기업으로 기술이전 했어요. 그동안 20년간 수지상세포를 하며 많은 것을 밝혔지만 인체의 면역 균형적인 항상성을 어떻게 조정하는지와 같이 아직 많은 것들이 밝혀지지 않아 알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세포라서 저는 앞으로도 면역학 중에서도 수지상세포를 계속 연구하게 될 것 같아요.

Q. 평소에 독서를 즐겨하신다고 하셨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어떤 책을 즐겨 읽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인생 멘토로서 우리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A. 백광현 교수님 : 정말 많은데, 머릿속에 금방 떠오른 건 [총균쇠]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한번 봐야 할 책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이 책은 인류의 변천사를 한 번에 볼 수 있으므로 인간이라는 나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네요.

A. 임대석 교수님 : 제 마음에 큰 감동을 주었던 책인 [죽은 시인의 사회]를 꼭 원서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번역본과는 다른 깊은 울림을 줍니다. 웃고 싶을 때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Q. 논문도 많이 쓰시고, 대학원생들에게도 논문 지도도 하시고 계신데, 논문을 쓸 때 중요하게 여기거나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백광현 교수님 : 자기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희는 국내 논문보단 해외 논문을 주로 쓰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영문으로 작성하는데요. 학생들이 영문으로 논문을 작성하다 보면 다른 논문에 있는 걸 복사해서 가져오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우선, 아이디어를 한글로라도 적고 영문으로 바꾸면 되니까 형식보단 아이디어, 신규성,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Q. 교수님께서 생각하시기에 교육자이자 연구자로서 선한 영향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A. 백광현 교수님 : 좀 어려운 질문이네요. 아까 기억에 남는 학생으로 예를 들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저의 활동이 한 학생의 인생에 큰 변화를 줬잖아요. 그 일을 겪고 나서 제가 상담을 하는 일이 그저 해야 하는 일 중 하나의 루틴이 될 수도 있지만, 각 개인에게는 큰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개인적으로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어렸을 때는 운동을 더 좋아해서 책을 별로 안 읽었는데 지금은 1년에 4~50권 정도 읽으니까 가슴에 와닿은 말이 있으면 적어놨다가 학생들에게 들려주기도 해요. 독서뿐만 아니라 제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어요. 선한 영향력은 그렇게 미치는 것이지, 내가 일부러 찾아서 하려 한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매사에 사소한 일도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며 행동 하나에도 조심하려고 노력합니다.

A. 임대석 교수님 : 교수로서 교육과 연구를 통해 학문적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교수는 우리 사회의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의무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가까운 것부터는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바른 것을 교육하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부조리로 혼란스러울 때 교수들이 나서서 이를 비판하고 바로 잡는 지식인으로서 중요한 영향력을 미쳐야 하지요. 앞으로도 이러한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참된 교육자이자 연구자로서 역할을 다할 거고요. 작은 방 하나만 있다면 정년퇴임 이후 70세, 80세가 되어서도 계속해서 논문을 쓰고 연구를 하며 여생을 보낼 것 같습니다. (웃음)

Q. 마지막으로 차의과학대학교 청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백광현 교수님 : 저는 항상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고, 되돌릴 수도 없잖아요.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그면 평생 똑같은 물이 닿을 일이 없다는 말처럼 시간은 붙잡을 수 없고 그만큼 중요하죠. 물론, 요즘 사회가 복잡해서 멍때리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합니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남들이 멍때린다고 나도 멍때리는 건 아니라고 봐요. 아무쪼록, 여러분이 시간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통학 시간, 출퇴근 시간에 많은 시간을 뺏기잖아요. 많은 사람이 그 시간을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각종 SNS에 투자하고 있으니 참 아쉬워요. 업무에 필요하고, 삶에 굉장한 도움을 주기도 하겠지만, 다른 일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휴대폰에 많은 시간을 뺏기면 너무 아깝죠.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까 시간을 소중히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A. 임대석 교수님 : 제가 항상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두 가지는 ‘성실과 겸손’입니다. 똑똑한 사람이 되기 이전에 가장 먼저 성실하고 겸손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기업, 학교, 연구소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똑똑한’ 것보다 그 사람의 인성을 볼 수 있는 성실성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실하고 겸손한 사람은 어느 분야에서든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거든요. 약속장소에 미리 도착하는 것, 출근 시간에 30분 일찍 나와 하루를 준비하는 것,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는 것, 학점을 통해서도 이 사람이 얼마나 똑똑한지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얼마나 성실한 자세로 대학 생활을 했는지 알 수 있어요. 성공을 위한 지식을 추구하는 것보다 항상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자기 분야에 정진한다면 성공은 따라옵니다.

귀중한 시간을 내어 차의과학대학교 학생들의 인생 멘토가 되어 주신 의생명과학과 백광현 교수님, 바이오공학과 임대석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인터뷰가 우리 학생들이 진정한 삶의 자세와 지혜를 깨닫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취재 : 학생기자 장지수, 함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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